판사실 문 걷어차고 난입한 남성, ‘전광훈 교회 전도사’ 의혹
JTBC, 윤 지지자 주장 반박…보수 유튜버로 특정
누리꾼들 ‘사랑제일교회 전도사’ 의혹 제기에
교회쪽 “공식 직책 맡거나 사례비 받는 사람 아냐”
심우삼 기자 수정 2025-01-21 16:24 등록 2025-01-21 14:28
19일 오전 서울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 참석해 발언하는 장면(왼쪽)과 이날 새벽 서울서부지법 7층 영장전담판사 집무실에 난입한 이아무개씨. 연합뉴스,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 갈무리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끄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를 조장·선동했다는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서부지법 판사 집무실에 난입했던 남성이 전 목사와 가까운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제이티비시(JTBC)는 19일 새벽 서부지법 7층 영장전담판사 집무실에 난입한 남성이 기독교 전도사로 알려진 보수 유튜버 이아무개씨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남성이 제이티비시 기자라는 가짜뉴스가 퍼지자 이를 반박한 뒤 이씨라고 못 박은 것이다. 제이티비시 촬영 영상에는 이씨가 판사 집무실 문을 발로 차고 내부로 들어가 판사 색출을 하는 듯 보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씨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이유다.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7층 영장전담판사 집무실에 난입한 이아무개씨가 과거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장면.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이씨와 전 목사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이씨가 전 목사가 세운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집전한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일부 극우 개신교 유튜브 채널 영상과 개신교계 언론 보도에도 이씨가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언급된 바 있다. 다만, 사랑제일교회 공식 누리집 전도사 명단에는 이씨가 없다.
이씨는 2020년 사랑제일교회 명도 집행 과정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동원해 저항하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10여명 가운데 한 명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랑제일교회와 이씨와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이다.
이 일로 동부구치소에 구금된 이씨가 쓴 편지에는 “전광훈 목사와 함께하는 사랑제일교회를 잘 지키고 내실도 튼튼해지길 기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편지에서 이씨는 전 목사가 주축이 된 극우 성향의 광화문 집회를 “우리들의 영적 고지를 지키는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 목사와 갈등을 빚은 일부 극우 유튜버는 지난해 이씨를 “전 목사의 추종자”라고 주장했다.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7층 영장전담판사 집무실에 난입한 이아무개씨.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 갈무리
시민단체들은 서부지법 난입 사태의 사실상 배후로 전 목사를 의심하며 내란선동·선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씨와 전 목사의 연결고리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앞서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있었던 18일 광화문 집회에서 “윤 대통령 힘을 얻으라고 우리는 바로 (서부지법이 있는) 공덕동으로 이동을 하려고 한다”고 발언했다. 광화문에 집결했던 인파를 서부지법 앞으로 이동하도록 부추겼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서부지법 난입 사태가 벌어진 뒤인 19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서는 “헌법 위에 국민저항권이 있다”는 궤변을 앞세워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6일에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자를 데려오는 교인에게 5만원가량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서부지법 난입 사태의 배후 세력을 캐내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전광훈을 체포해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수사 기능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사랑제일교회 쪽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이씨는 사랑제일교회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거나 사례비를 받는 분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랑제일교회는 이와 관련해 조직적으로 어떤 사태를 유도하거나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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