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보내 주신 대통령”…경호처, 창립행사에 윤석열 헌정곡 합창
이승준 기자  수정 2025-01-16 22:21등록 2025-01-16 22:01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2023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헌정곡을 합창했다. 기획관리실장이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한겨레 취재와 에스비에스(SBS) 보도를 종합하면, 경호처는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84만5280분’은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날로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 노래는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라는 노래를 개사한 것이다.
 
메들리로 이어진 다음 노래는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가사를 바꾼 것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였다. 경호처 창설 기념일은 12월17일이고 윤 대통령의 생일은 12월18일인데,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충성의 뜻을 보이는 헌정곡을 부른 것이다.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 차장이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김 차장은 사실상 대통령 부부의 집사 노릇을 했고, 황당한 일을 자주 벌여 직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18일 어간에 경호처 창립 기념일인데 윤 대통령 생일과 비슷하다며 생일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모두 동원해서 소위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생일 축하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경호처 합창 등이 있었고 해당 동영상도 있다고 본 의원이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사실관계를 따지는 윤 의원의 질문에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창설 기념일 행사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세부적인 사항은 제가 기억이(안 난다)…”라고 답변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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