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 청산하겠다"더니‥'불통의 요새' 된 용산
입력 2025-03-05 20:00 | 수정 2025-03-05 20:04  김민형 기자
 

 
앵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를 되돌아보면, 가장 큰 변화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밀어붙였지만, 정작 대통령이 용산에서 보인 행보는 '소통'과는 거리가 멀었는데요.
 
이전 과정부터 불거진 숱한 의혹과 논란에 더해, 결과적으로는 12.3 비상계엄 이후 '불통'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 졸속 이전이 낳은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김민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22년 3월,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50일을 앞두고,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당선인 (2022년 3월 20일)]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일단 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선 공약이던 '청와대 광화문 이전'이 경호 문제로 여의치 않자, 보안시설이 갖춰진 용산을 선택한 겁니다.
 
"일단 청와대로 들어가 차분히 준비하는 게 맞다"는 신중론이 우세했지만, 용산 이전은 속전속결로 이뤄졌습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던 윤 대통령은 출근길 기자들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뭔가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2022년 5월, 첫 출근)]
"나는 통합을 어떤 가치를 지향하면서 할 것이냐를 얘기한 거니까 그렇게 좀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
 
소통의 약속은 반년 만에 없던 일이 됐습니다.
 
"MBC 기자 태도가 예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아니, 그럼 질문도 못해요? 질문 하라고 단상 만들어놓은 거 아녜요?"
 
'용산' 이전에 대한 잡음들은, 윤석열 정권을 둘러싼 각종 논란의 축소판이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김 여사와 함께 일했던 회사가 따낸 뒤, 무자격 업체에게 하도급을 줬습니다.
 
말은 바뀌었습니다.
 
당초 대통령실 이전에 496억이 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83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준비는 부실했습니다.
 
대통령실과 관저를 모두 옮겼지만, 외빈을 접견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청와대 영빈관도 다시 써야 했습니다.
 
석연치 않은 일의 배경에 무속이 있다는 의혹,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명태균 - 지인 통화 녹음(2022년 대선 직후)]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거기(청와대) 가면 '뒤진다 카는데(죽는다고 하는데) 본인 같으면 '뒤진다 카는데' 가나?"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던 바로 그 '용산'에서 "군을 동원해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해 국가위기를 알리겠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그리고 용산 한남동 관저에 철조망과 버스로 이른바 '석열산성'을 쌓고 칩거했습니다.
 
'국민과 동행'을 약속했던 용산에서, 윤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죄로 체포됐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