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에 무관용" 예고에도…오히려 경찰 공격하는 극렬 尹지지자들
CBS노컷뉴스 주보배 기자 외 3명2025-03-19 05:00
 
온·오프라인 넘나 들며 집회 관리 경찰 비방
경찰, 탄핵 선고 당일 "무관용 원칙 대응" 예고하자
지지자들 "용접용 마스크 준비","경찰 무기 빼앗자" 격분
현장 경찰들 향해 "중국 공안 아니냐" 비방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집회 현장을 관리하는 경찰을 향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공격적인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선고일 과격 집회 우려가 큰 만큼 경찰이 불법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음에도 오히려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의 장비를 빼앗자'거나 '무기를 사용하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긴장을 키우는 모양새다.
 
"총력대응" 예고에도…지지자들 "용접용 고글 준비하자", "경찰 무기 빼앗자" 격분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경찰 대응에 '강 대 강'으로 맞서자는 취지의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편에서 바리케이드 사이로 경찰 기동대원과 지지자들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김수정 수습기자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편에서 바리케이드 사이로 경찰 기동대원과 지지자들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김수정 수습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미국 정치 갤러리' 등에 "국민저항권 (발동)하면 맨 몸으로 싸워야 하냐. 경찰은 삼단봉을 사용 할 것 아니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경찰 것을 빼앗든지", "난 삼단봉을 가지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게시글에는 "곧 3차 대전이다. 방독면을 챙겨라", "최후의 날에 필요한 용접용 고글을 주문 해야겠다. 경찰 공안 캡사이신에 당하기 싫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폭동을 암시하는 글도 있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탄핵 기각되는 순간 '퍼지데이'다"라며 "기각 되는 순간 좌xxx들이 알아서 헌재로 찾아올 테니 알아서 자동 사냥을 돌리면 된다"는 글을 올렸다. '퍼지(purge)'는 제거·숙청을 뜻하는 표현이다.
 
지난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는 "국민저항권하면 맨몸으로 싸워야 하냐. 경찰은 삼단봉을 사용할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경찰 무기를 빼앗든지", "난 삼단봉이 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지난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는 "국민저항권하면 맨몸으로 싸워야 하냐. 경찰은 삼단봉을 사용할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경찰 무기를 빼앗든지", "난 삼단봉이 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중국 공안이 경찰 행세한다", "경찰이 때렸다"…현장 경찰들 피로감 고조
 
집회 현장 경찰을 표적 삼은 신상 공격성 주장들도 온·오프라인에서 난무하고 있다. 전날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서 한 남성 지지자는 경찰에게 "지금 경찰 옷 입은 중국 놈들이 많다"고 고함을 쳤다. 극렬 지지자들 사이에 번져있는 반중(反中) 정서를 자극하는 이런 발언은 경찰에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온라인에서도 머리를 기른 한 경찰 기동대원 사진이 빠른 속도로 공유되면서 '짝퉁 경찰 같다', '공안 경찰', '연변에서 왔다' 등의 주장도 쏟아졌다. 약 700명이 참여하는 한 공유채팅방에서는 "집회에서 경찰복에 명함이 없거나 머리가 장발인 경찰이 있어 중국인으로 의심된다.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경찰청이 중국 공안과 협약을 맺어 중국 공안이 경찰에 투입돼 있다"는 취지의 글도 게시됐다.
 
헌재 인근에서 근무 중인 한 경찰 기동대원은 "(공안 경찰이라는 이야기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왜 일본이나 다른 나라가 아니라 '중국 경찰'인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시위대의 카메라에 찍혀 온라인 상에 이름, 사진이 박제되는 경우가 있어 명찰을 떼고 다니다가, 이번엔 '왜 명찰이 없냐'는 비판이 나와서 붙이고 다니는 분위기"라고 한탄했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촬영된 한 경찰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이용자는 경찰 명찰이 보이는 해당 사진을 올리며 "헌재 앞 차강석(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뮤지컬 배우) 무시하는 경찰 이름을 봐라"라고 적었다.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촬영된 한 경찰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이용자는 경찰 명찰이 보이는 해당 사진을 올리며 "헌재 앞 차강석(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뮤지컬 배우) 무시하는 경찰 이름을 봐라"라고 적었다.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이외에도 지지자들은 집회에서 경찰들을 향해 "역채증을 하겠다"며 카메라를 들이미는 방식으로 현장을 관리하는 경찰들의 얼굴, 이름, 소속 팀 등 개인 정보를 박제한 게시글을 커뮤니티 등에 올리고 있다.
 
한편 경찰은 선고일에 전국에 최고 비상근무 수준인 '갑호비상'을 발령해 대규모 경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4일 "시설 파괴, 경찰관 폭행 등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서부지법과 같은 불법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과 서울서부지법 판사 3명의 신변 보호 조치를 시행 중이다. 경찰은 헌재와 서부지법 등을 대상으로 한 협박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행위 177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 중 25명은 검거해 조사를 마쳤고, 14명은 신원이 특정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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