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번식지에 준설토 덮겠다니…”
등록 : 2013.07.11 22:25

인천환경연합 등 시민단체
영종대교·송도 갯벌 인근 투기장 조성계획 철회 촉구

정부가 전세계 저어새의 10%가 집단 번식하고 서식하는 곳에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는 11일 인천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저어새 집단 서식지이며 번식지인 영종대교와 송도 갯벌 인근에 준설토 투기장 건설을 추진해,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의 번식을 위협하고 세계적인 갯벌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영종대교 북단에 추진중인 영종도 신규 투기장 예정지 내 갓섬과 인근 수하암은 전세계 저어새의 10%가 태어나고 자라는 저어새 종 보전의 핵심 지역이라고 밝혔다. 또 이 지역 갯벌은 멸종위기 1급 보호종이고 인천시 시조인 두루미들이 겨울을 나는 곳이며, 우리나라 최대 염생식물 칠면초 군락지라고 지적했다. 송도 신규 투기장 역시 습지보호지역에서 수백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아, 갯벌 보호를 위해 지정한 보호지역 옆에서 갯벌을 파괴하는 매립사업이 진행되게 됐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땅을 넓히고 개발이익을 남기는 데만 신경 쓰느라 다른 방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조성된 투기장의 호안 높이를 올려 준설토 처리량을 늘리거나 외국처럼 건설골재, 복토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외 전문가와 시민·학술단체 등과 연대해 저어새 보호와 갯벌 보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하암에서는 저어새 둥지 45개가, 갓섬에서는 60개 이상이 발견됐다. 260여마리의 저어새가 이들 섬을 찾았다. 이는 전세계 저어새 2600여마리의 10%에 이르는 수치다.

해양수산부는 영종도 신규 투기장은 연내에 호안 축조에 착공해 1단계를 2016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며,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가 진행중인 송도 신규 투기장은 2020년 준공이 목표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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