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5개마을 침수 사태 4대강 사업이 피해 키워”
등록 : 2013.07.23 22:40 

“적치장 쌓아둔 준설토 흘러내려와 배수구 막아” 여주군 현장조사 나서

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에서 퍼올린 골재(준설토)가 집중호우의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자치단체가 실태 조사에 나섰다.

23일 경기도 여주군과 4대강 사업지 주변 농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22~23일 300㎜가 넘는 집중호우로 벼와 부추, 고추, 가지 등을 재배하는 대신면 양촌리·보통리, 능서면 내양리·율곡리, 흥천면 상백리 등 5개 마을에서 침수피해가 일어났다. 특히 대신면 양촌리에서는 부추, 가지 등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50여개동 3만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피해 농민들은 “준설토 적치장에서 토사가 무더기로 흘러내려오면서 침수피해를 키웠다. 흙탕물에 잠긴 채소는 상품가치가 없어 농사를 망친 만큼 군이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치장에 쌓아둔 골재가 배수구를 막아 침수피해를 키웠다는 얘기다.

침수피해를 심하게 입은 대신면 양촌리의 경우, 쌓아둔 골재량이 여주군 전체 준설토의 10%에 육박하는 230여만㎥에 달한다. 이처럼 4대강 사업지 주변에서 농경지 침수피해가 잇따르자 여주군은 준설토 적치장에 따른 피해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한강 준설토는 3300만㎥(15t 트럭 220만대분)에 이르지만, 과도한 준설량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아직까지 2500만㎥가 팔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주군 대신면 등 농지 18곳 100여필지 270만㎡에 쌓아놓은 준설토는 골칫덩이(<한겨레> 3월14일치 21면)로 전락한 상태다.

한편, 이번 폭우로 여주군 대신면 옥천저수지(총저수량 8만3000㎥)와 이천시 부발읍 대관저수지(총저수량 9만7000㎥)의 둑이 터져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피해를 봤는데, 이들 모두 안전등급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노후 저수지로 드러나 수해 예방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