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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영정·소쇄원·왕버들나무 … 소중한 유산들 훼손” 우려
■ 문화재청·환경단체 ‘광주호 둑 높이기’ 반대하는 이유는 만수위 1.1m 높아지면 가사문학권 자연 경관 확 변해, 농어촌公,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 절차 없이 졸속 추진
2013년 08월 07일(수) 00:00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해 4월 착공, 추진중인 ‘광주호 둑 높이기’ 사업은 착공 전부터 정치권을 비롯, 시민·환경·종교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문화재청의 방침도 이러한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전 정권의 핵심 사업이라는 이유를 들어 충분한 검토 및 관련 인·허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해온 데 따른 비판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당시 ‘광주호 둑 높이기 저지연대’ 를 결성, 천막농성까지 벌이면서 반대했던 배경은 둑을 높이면서 광주호 인근 가사문화권의 문화 유산과 생태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게 가장 컸다. 식영정·소쇄원 등 소중한 역사문화유산과 호수생태원 등이 수몰될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사업 타당성이 낮은 둑 높이기 사업을 추진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둑 높이면 가사문학권 자연 환경 변화 불가피”

문화재청도 최근 농어촌공사의 ‘광주호 둑 높이기 사업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 신청’을 불허한 배경에 둑 높이기 사업으로 식영정 주변 자연 경관 훼손, 왕버들나무 침수·유실 우려 등을 들었다.

당시 시민단체 등의 같은 주장에 대해 ‘가사문화권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고 일축했던 농어촌공사 측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문화재청측은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를 거쳐 열린 문화재 심의위원회에서 광주호 둑 높이기 사업에 따라 만수위가 1.1m 가량 높아지게 되면 인근에 위치한 식영정(명승 제57호)과 왕버들나무(천연기념물 제539호)를 포함한 반경 500m에 지정된 ‘역사 문화 환경 보존지역’이 침수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둑 높이기로 만수위가 1.1m 높아지면 식영정 앞 지방도도 침수를 막기 위해 성토해야 하는데, 그러면 식영정 경관이 바뀌는 것이고 가사문학권 자체 자연 환경도 변할 우려가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지금까지 문화재청 심의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이와 관련, “만일 농어촌공사가 둑 높이기 사업을 강행할 경우 형사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문화재청은 아울러 농어촌공사가 둑 높이기 사업과 연계, 검토중인 충효교 확장(길이 30m→51.2m) 공사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환벽당이 광주시 기념물인 만큼 광주시 문화재심의위원회가 판단해야할 사항이지만 충효교 확장이 환벽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광주시는 환벽당에 대해서 문화재청에 명승 지정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문화재청 요구와 농어촌공사 측 입장 차이가 커서 농어촌공사가 오는 9월 문화재청 의견을 반영한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질 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고려하면 더 이상 사업 추진이 힘든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도 많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의견을 반영, 식영정 앞 도로를 1.05m 올리는 방안 등을 마련해 9월 중 재심의를 요청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졸속 추진 부작용”

사업 추진 전 관련 인·허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빚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

현행 법상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농어촌공사측 관계자는 “그린벨트 허가를 우선 진행하다가 문화재 현상 변경을 늦게 신청한 것”이라며 “조만간 허가를 얻어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가 이미 지난해 4월 둑 높이기 사업에 들어가 현재 공정률이 1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 절차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만하다. 시공사측은 “그 부문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박정렬기자 hal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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