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폭파로 두마리 토끼 잡은 해외 사례
갈 길 잃은 4대강 사업, 해외에 길을 물어보니
2013-08-08 06:00 | CBS노컷뉴스 권민철·신동진 기자

(낙동강살리기 부산시운동본부 제공/자료사진)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이미 지난 1910년부터 현재까지 유지관리비용보다 철거 비용이 더 경제적이라는 이유 등을 내세워 수백 개의 보와 댐을 철거했다. 또한 댐이나 보 등 하천 시설물을 철거하니 하천의 생태 통로가 확보돼 멸종위기의 물고기들이 번식하기 시작했고, 물이 고여 악화됐던 수질은 정화 능력을 되찾았다.

실제 메인 주 Souadabscook 강 인근에 그리스트 밀 댐은 유지관리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 돼 제거된 경우다. 댐을 해체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5만 6000달러 남짓. 이는 당시 댐 유지관리 비용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 금액인 15만 달러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댐이 해체되자 생태계 회복은 자연적으로 해결됐다. 하천에는 물고기들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하천의 생태계가 살아났다. 지역 어업 수입 증가와 수질개선 등도 함께 일어났다. 

메인 해안에 위치한 플리전트 강 콜롬비아 폴즈 수력 댐은 보 철거가 생태계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플리전트 강은 연어의 야생 산란지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콜롬비아 폴즈 수력 댐이 생겨난 이후 연어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콜롬비아 폴즈 수력 댐을 건설하며 물고기 통로를 만들어놨는데 이것을 잘못 설계해 연어들이 산란지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 물고기 통로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다 보니 댐 인근에 마련됐던 낚시터엔 사람의 발길이 끊겼고 결국 연방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에 참다 못한 지역 사회에서 댐 건설로 잃어버린 대서양 연어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는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시민단체와 당국도 댐 소유주에게 물고기 통로를 개선하지 않으면 운영 허가권을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댐 소유주는 돈이 없었다. 댐의 물고기 통로를 다시 만들려면 8만 달러가 필요했는데 이 돈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였다. 결국 한 전기회사가 이 댐을 인수하고 철거했다. 철거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2만 달러 규모. 댐을 고치는데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8만 달러의 1/4 수준이었다.

댐이 제거되자 그동안 막혀있던 28마일 규모의 연어 야생 산란지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위스콘신 주에 위치한 상수도 댐 철거도 생태계 회복의 사례다. 댐을 제거하자 강에 살며 생태계를 위협하던 상어 등이 원래 서식지로 돌아가게 됐고, 자연은 이곳에 다양한 물고기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줬다. 이에 따라 먹이사슬은 회복됐고 멸종 위기에 처했던 물고기들의 번식도 왕성해졌다. 또 강의 줄기가 뻗어 나가자 강변 지대와 둔치의 수질이 개선돼 낚시 등 레저 관광을 즐기는 물놀이 시민들이 증가했고, 정부 당국은 새로운 강변 둔치 계획까지 수립하게 됐다.

이처럼 보와 댐 철거는 물리적, 화학적, 생태학적, 사회적 및 경제적인 영향 등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다. 하천의 물리적, 기능적 환경은 안정됐고, 하천 주변 습지가 재생되는 등 생태계가 급속히 복원되기도 했다. 또한 하천의 상류와 하류 생태계가 다시 연결돼 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하류의 퇴적물 관리가 개선됐다.

하천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댐 철거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국장은 "하천이 다시 복원될 기회를 줘야 한다. 어떻게 줄 것인지는 세심한 부분들에 대해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추가로 손을 대지 않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이미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구간은 그대로 둔다고 하더라도 방치돼 사실상 버려져 있는 부분들은 자연에 돌려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과거의 물길을 찾는 게 필요한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보가 철거돼 생태계가 회복된 사례가 있다"며 "우리나라 하천은 굉장히 역동적이어서 하천의 지형지물을 급변화시키기 때문에 보가 철거되면 빠르게 생태계가 복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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