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용안생태습지공원 가보니…"여기가 풀밭이야, 공원이야"
김병진기자2013년 08월 28일 01시 07분


“용안생태습지공원 코스모스 밭을 보면 하다못해 콩이라도 심고 싶어”
 
드넓은 벌판에 사람은 없고, 잡초만 무성했다. 25일 오전에 찾은 익산시 용안면 난포리 금강변에 조성된 용안생태습지공원. 이곳이 생태습지 공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입구 초입의 안내 지도판이 전부였다. 잡초와 수풀로 무성한 공원 내에서 생태를 느끼기는 쉽지 않았다.

인공습지 내 조류관찰지. 안내판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관찰지를 찾는데 10분 이상이 걸렸다. 인공습지 위에 목조다리를 지나 겨우 조류관찰지로 보이는 곳을 찾았다.  새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관찰대가 설치됐지만, 수풀로 가려져 앞을 보기 힘들었다.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조류관찰지에는 새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조류관찰대를 뒤로 하고 호습성식물 관찰원을 찾아 나섰다. 공원 전체 1/5의 면적을 차지하는 관찰원은 약 25곳에 10여 종의 호습성식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것이 호습성식물인지, 그냥 이름 없는 잡초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안내판이 있었지만, 식물전문가와 함께 오지 않는다면 잡초와 엉켜 있는 식물들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공원 화장실 변기도 오랫동안 막힌 듯, 오물이 좌변기를 넘치기 직전이었다.

익산시에 따르면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착공해 지난해 5월 개장했다. 모두 187억 7830만원의 국비가 투입됐고, 금강변 0.67㎢(20만2000평)에 조성됐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정부가 4대강 이용도우미(www.riverguide.go.kr)까지 만들어 4대강사업 현장을 많이 찾아달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용안지구는 정부 기대와 달리 전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용객도 없는 허허벌판 공원을 바라보는 인근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익산시 성당면 주민 대부분은 금강변 일대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다. 성당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이곳이 잘사는 동네는 아니었지만, 한창 농번기 철에는 새참 등으로 음식 주문이 많았다”며 “그런데 금강변에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면서 음식 주문도 끊기고, 주민들의 씀씀이가 줄었다”고 식당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공사 전에 비해 한 30% 매출이 감소된 것 같다”면서 “자전거 여행객들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하루 10만원 벌이도 힘들다”고 말했다.

생태공원 및 갈대숲 부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대부분이 노인인 성당면 주민들의 삶은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일부 주민들은 생태공원 잡초 제거 등 공공근로에 투입되기도 했는데, 이것도 한시적이다.

공원관리를 맡고 있는 익산시 건축과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많은 이용객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며 “올해 예산 5억원을 들여 코스모스 길을 조성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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