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문 개방하면 녹조 완화’ 국토부, 국책기관 권고 무시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3-10-15 06:00:02

환경과학원 지난 6월 보고서… 야·환경단체 주장과 일치

국토해양부가 낙동강 중하류 보의 수문을 개방하면 녹조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무시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수문 개방’이 녹조 완화의 근본적 대책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녹조 창궐을 방치해온 셈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14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작성한 ‘수질개선 시나리오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보고서에서 “중하류 보의 수위를 하한수위까지 낮추면 클로로필-에이(a)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가 작성된 지난해 6월26일은 낙동강의 녹조가 수질관리단계상 주의, 경계 단계까지 올라간 심각한 상태였다. 

4대강 녹조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클로로필-에이는 녹조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엽록소의 하나이다.

환경과학원은 보고서에서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의 수위를 각각 관리수위인 10.5m, 5.0m에서 하한수위인 2.3m, 1.5m로 낮추어야 클로로필-에이 농도가 절반가량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합천창녕보는 수위를 하한까지 낮출 경우 클로로필-에이 농도가 120㎎/㎥에서 관심 단계 수준인 60㎎/㎥로 줄어들고, 창녕함안보는 105㎎/㎥에서 50㎎/㎥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달성보도 수위를 하한까지 낮출 경우 클로로필-에이 농도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고령보는 수위를 하한까지 낮추면서 동시에 상류의 구미보, 칠곡보의 수위를 각각 4m, 1m씩 낮춰야 조류 농도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예보제상 관심 단계 경보는 클로로필-에이 농도가 15㎎/㎥ 이상, 남조류 세포 수가 1㎖당 500개체 이상으로 2주 연속 검출될 경우 발령된다. 

또 상류 안동댐과 임하댐의 방류량을 늘려 유속을 증가시킬 경우 합천창녕보의 조류 농도는 4분의 1 수준인 3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문을 개방하고, 댐을 방류해 원래대로 낙동강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녹조를 줄이고 예방하는 최선책이 되는 셈이다.

장 의원은 “야당과 환경단체가 녹조가 심각했던 지난해와 올해 수문 개방을 통한 수질 개선을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2년째 이를 무시하고 관리 수위를 계속 유지했다”며 “상시적인 수문 개방을 통해 수위를 낮추고, 유속을 정상화하는 것만이 4대강 수질을 개선하고 강의 연속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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